Hanin Tour 한인투어

ㆍ작성자	미주 중앙일보
ㆍ작성일	2005-04-18 (월)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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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창립 50주년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맥도널드가 15일 ‘50살’ 생일을 맞았다. ‘황금 아치’를 내세우며 전세계 119개국 3000여개의 매장에서 하루 350만개의 햄버거를 판매하는 맥도널드는 냉전의 벽을 뚫고 최초로 공산국가에 진출한 자본주의의 ‘전사’ 이자 초일류 브랜드다. 그러나 올해 맥도널드의 생일 잔치는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맥도널드의 창립 50주년을 기해 맥도널드의 유해성을 알리는 방송이 전파를 타고 있으며 맥도널드에 분노한 사람들의 시위가 줄을 잇는 등 신화적 기업을 바라보는 전세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스피디 시스템의 등장=맥도널드의 시작은 밀크셰이크 기계 영업사원이었던 레이 크록이 195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리처드.리스 맥도널드 형제의 햄버거 매장이 "왜 10대나 되는 밀크셰이크 믹싱기를 사들였나"하는 '비밀'을 알아차린데서 비롯됐다.

크록은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이라 불린 맥도널드 형제의 초고속 햄버거 생산방식에 매료됐고 이 방식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맥도널드 형제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1961년 이들로부터 지분을 완전 사들였다.

크록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맥도널드 1호점을 열었고 사람들은 15센트짜리 햄버거와 10센트짜리 프렌치 프라이를 주문하려고 줄을 섰다. 남성직원들이 조립 라인에서 햄버거를 척척 만들어내는 새로운 광경과 똑같은 조리법에 따른 똑같은 맛의 음식을 제공받는 것에 사람들이 매료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카고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맥도널드는 점차 지점망을 넓혔고 오늘날 전세계로 영역을 확산시켰다.

◇맥도널드의 성공학=맥도널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그들이 원하는 양을 '영악할' 정도로 날카롭게 파악했다. 푸드 네트워크의 쇼 호스트 사라 뮬턴은 "맥도널드는 사람들이 큰 사이즈를 선호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음식 사이즈를 대형화했다"고 말했다.

예일대 영양학 전문가인 켈리 브라우넬은 "맥도널드는 심지어 생물학도 연계시켰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설탕과 지방이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맥도널드 성공의 또다른 이유는 변화된 생활환경에 맞춘 영업방식을 들수 있다. 일하러 나가는 여성들이 늘고 방과후 자녀 양육에 지친 부모들이 증가하자 맥도널드는 이들에게 "이제 쉬어도 돼요"라며 파고 들었다. 차안에서 바쁘게 맥도널드를 배속에 밀어 넣으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바쁜 현대인의 일원이라는 '묘한 유대감'을 갖게된 것이다.

◇즉흥적 인간상의 확산= 사회학자 조지 리처는 '맥도널드 그리고 맥도널드화'라는 책에서 맥도널드화의 개념을 통해 현대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맥도널드화란 패스트푸드 점의 원리가 미국사회와 세계의 많은 부문들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이다. 그는 맥도널드화가 패스트푸드 산업 뿐만 아니라 교육.노동.의료.가정 그리고 사회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맥도널드의 메뉴는 개인의 취향을 무시한 채 일원화 돼 사람들의 입맛을 획일화 시키고 빠르고 즉흥적인 생활습관을 부추긴다. 점원과 고객간에 번호로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은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수동적 인간관계를 확산시킨다. 별다른 노력없이 한끼를 대체할수 있는 패스트푸드의 유입은 가족 구성원간의 유대를 약화시키며 패키지화 된 메뉴는 질이 아닌 양적 외형을 통해 가치를 판단하는 사고 방식을 부추겼다.

맥도널드는 또한 소비자 생명을 담보로 이익을 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설탕 열 숟가락 분량의 당분과 카페인이 함유된 탄산음료를 팔기 위해 맥도널드가 무차별 광고를 퍼붓고 있는 사실에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달콤한 광고에 매혹된 나머지 비만으로 이어지는 이들 제품을 아무 생각없이 사먹고 있다는 사실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빛 바랜 황금아치=거대 신화기업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맥도널드는 최근 소비자들의 줄잇는 소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람들은 회사측이 판매에만 열을 올릴 뿐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맥도날드의 '악명'은 사전에서도 찾을수 있다. 저임금 저기술 일자리를 의미하는 '맥잡(Mcjob)'이라는 신조어까지 창출된 것이다.

맥도널드측은 그러나 비만과 각종 질환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난을 일축하며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 선택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한다.

맥도널드는 샐러드 등 건강형 음식을 도입하고 최근엔 어린이들에게 바르게 먹고 운동하는 법을 가르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야누스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맥도널드는 미국적 가치와 자본주의를 표방한 미국식 제국주의의 표상으로 부상 매장앞에 걸린 '황금 아치'는 전세계에서 저항과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프랑스에선 건설중이던 맥도널드 매장이 약탈을 당하는가 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폭발물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뉴욕시티에 7개의 맥도널드 매장을 소유한 어윈 크루거는 "오늘날 맥도날드는 일원화된 사이즈 메뉴의 성공과 비난을 모두 함축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