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혁명 1. 배경

중남미 독립과 아메리카제국에 관한글( 글번호 56 )에서 간략히 살펴보았으나, 쿠바혁명은 중남미 전체에 큰 파장을 미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자, 세계 최장수 집권자이며 독재자인 피델 카스트로, 50년 가까이 형과 권력을 같이 누리는 혁명동지이자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그리고 지금도 현대 패션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영원한 낭만인으로 살아있는 게릴라 체 게바라를, 쿠바혁명을 통하여 조망해 보기로 하자.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이 19세기 초에 독립을 달성한 것에 비하여 쿠바는 1898년 미서전쟁의 결과로 독립을 하게 된다. 하긴 말이 독립이지 미국의 막후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 정권들이라 쿠바의 대미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다. 쿠바의 유일한 수출품이라 할 수 있는 설탕은 거의 전량을 미국이 구매하였고, 쿠바는 미국의 값싼 휴양지 및 부패한 카지노로 전락하게 된다. 국내 정치는 소수 특권층에 의한 과두정치였고 그들은 미국의 권력에 기생하여 배를 불리면서 충실히 하수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정치적으로 억압받고 경제적으로 비참한 가난에 찌들어 있었으며, 쿠바혁명은 바로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서민들의 항거였다.
쿠바혁명의 목표는 주권의 실질적인 회복과 아울러 대다수 쿠바 국민의 시민권 및 기본 생존권의 보장에 있었다. 쿠바혁명의 본래 목표는 사회주의 혁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쿠바혁명 성공 후 자유와 민주를 목표로 한 카스트로의 개혁정책은 사사건건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자극하였다. 카스트로의 개혁정책이 미국의 지배권과 기득권에 심각한 도전이 된 것이다.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쿠바 정부가 탈민족화를 조장해 왔던 미국 자본 통제하의 대농장 시스템을 해체하자 미국은 쿠바산 설탕 수입을 금지시켰으며, 쿠바가 수입한 소련산 석유가 도착하였으나 미정유 공장들은 정유를 거부하였고 이에 카스트로는 정유산업을 국유화해 버린다. 미국이 무역봉쇄 정책으로 대응하자 카스트로는 미국 기업들과 은행들마저 국유화해 버려 강경일변도의 대응정책을 밀고 나갔다. 미국은 경제봉쇄 정책을 펴는 한편 쿠바혁명 정부 와해공작에 몰두하였으나 여의치 않자 쿠바 침공을 결행하나 실패에 그치고 만다. 자유와 민주의 수호자로 자처하는 미국이 기득권 수호에 매달리는 바람에 자유와 민주의 장정을 시작한 카스트로의 목을 조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며, 이러한 상황이 카스트로를 사회주의 진영으로 등 떠미는 결과가 된 것이다.

쿠바혁명 2. 독립투쟁과 피델의 등장
1868년 10월 일단의 쿠바 청년들이 야라농장에서 비밀리에 회합을 갖고 이른바 야라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선언문 발표를 계기로 쿠바는 스페인 정부군에 대항한 10년에 걸친 독립전쟁에 휩싸이게 된다. Carlos Manuel de Cespedes가 주도한 독립전쟁의 결과로 약 20만명의 희생자와 7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은 채 독립운동은 실패로 돌아가나, 쿠바 식민정부 당국의 정책은 온건노선을 걷게 된다.
그 후 독립운동의 주체는 뉴욕 소재 혁명위원회로 옮겨가며, 당시 시인이자 언론인이며 쿠바 독립의 아버지로 숭앙 받고 있는 Jose Marti 가 독립운동을 이끌게 된다. 그는 뉴욕에서 동지들을 규합하고, 자금을 조성하여 독립운동 단체들을 지원함으로써 그들의 무장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미서전쟁 발발 3년 전인 1895년 호세 마르띠는 일단의 독립군들과 쿠바에 상륙하였으나 식민 정부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하였다. 쿠바의 빈번한 독립투쟁으로 쿠바에 투자한 막대한 자본과 자국민들의 안전에 위기를 느낀 미국이 보호용으로 파견한 전함 메인호가 원인 모를 폭발을 일으킴으로써 미서전쟁이 발발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4년간에 걸친 쿠바 군정통치는 1902년에 종식되나, 사실상 1934년까지 쿠바는 미국의 보호령이었으며 그 기간에 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관타나모 기지의 설치권을 획득한다.
1933년 9월 33세의 하사관인 Fulgencio Batista가 주축이 된 군사반란이 발생하자 진급에 불만을 품어온 상당수의 장교들이 반란에 동조하여 세스뻬데스 정권이 무너지고 쿠바는 군부 통제하에 놓이게 된다. 바로 이 바티스따가 카스트로의 혁명으로 내쫓기게 되는 인물이다.
대령으로 진급한 바티스따는 군을 우선적으로 대우하여 군의 지지를 이끌어낸 다음 노동자들에게도 혜택을 베풀어지지를 확보한 후 1940년까지 쿠바의 실질적인 통치자로 군림한다.
1959년까지 집권한 바티스따 정권이 장기화하자 자연히 독재로 흘러 의회가 폐쇄되고 반대자들에 대한 투옥과 고문 등 전형적인 독재자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1953년 7월, 후일 쿠바혁명의 모태가 되는 산티아고의 몽카다 병영을 습격하는 폭동이 일어난다. 그 폭동의 주동자는 아바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26세의 피델 카스트로였다.

쿠바혁명 3. 쿠바 상륙
무기 탈취차 몽카다 병영 습격을 주도했던 카스트로는 체포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여론의 도움에 힘입어 1955년 사면을 받고 멕시코로 망명하였다. 그 해 7월, 멕시코에 체류하고 있던 체 게바라는 멕시코시티의 레푸블리카 광장 근처에 있는 한 비좁은 아파트에서 키가 190cm는 됨직한 껑충한 청년을 소개받게 되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그는 피델 카스트로였으며, 밤새 쿠바의 현 정세에 관하여 토론을 한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평생 동지가 되기를 서약하고 한 길을 가게 된다.
당시 쿠바에서는 카스트로라는 폭도가 본국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어 반군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고 해안경비는 훨씬 강화된 시기였다. 카스트로는 본국에 상륙하기 위하여 ‘그란마(할머니)라는 이름을 가진 중형 목제 요트를 하나 구입하였다. 이 배는 길이가 13m, 목이 4.8m로써 6실린더짜리 모터 두대로 움직이는 배였으며, 승선 인원은 25명이었다.
1956년 11월25일 새벽 1시 여든 2명의 올리브 그린 색의 군복을 입은 게릴라들을 태운 요트 그란마호에 시동이 걸렸다.
요트의 운항에 서툰데다 적재량 초과, 일기까지 나빠 쿠바에 도착할 즈음에는 연료도 식량도 모두 떨어진 상태였다. 12월2일 새벽 그란마호는 라스 플로레스 해안가에 있는 늪지에 좌초되고 말았다.
배가 엉뚱한데 좌초하는 바람에 기다리고 있던 반군 동지들과의 연락도 안되고, 좌초된 지점이 수렁이라 아깝지만 무게가 나가는 무기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게릴라들은 무기와 각종 짐들을 머리에 이고 늪지를 빠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마른땅을 딛고 점호를 해보니 8명이 늪지에서 실종되었다. 그란마호의 상륙은 바로 근처의 어부에게 발견되어 관계 당국에 신고되었다.
즉각 전투준비에 돌입한 정부군에 의하여 게릴라들은 집중사격을 받기 시작하였다. 허겁지겁 인근 산으로 도망간 생존 게릴라는 겨우 12명이었으나 그들이 은신한 Sierra Maestra 산악지대는 거대한 대다 험준하기 짝이 없어 정부군의 접근을 차단하였으며 반군이 회생할 수 있는 좋은 은신처를 제공하였다.
겨우 기력을 회복한 생존자들과 현지 반군의 보급과 증원으로 소규모의 부대를 편성한 피델과 체 게바라는 그후 2년간 수백 차례의 크고 작은 전투를 통해 쿠바혁명을 성공시키고 독재자 바티따는 도미니카로 망명하였다.

쿠바혁명 4. 피그스만 침공 작전
쿠바의 사회주의로의 전환과정을 살펴보자.
쿠바 개혁정책의 첫째 대상은 대농장의 지주들이었다. 1960년 농지개혁을 시작한 카스트로는 대부분 미자본으로 운영되던 대농장제를 혁파하고 농민들에 대한 농지 무상분배에 착수하였다. 다음 국유화 정책은 주택, 호텔과 미국인들이 많이 운영하던 제당공장 그리고 니켈, 코발트 광산, 정유소 등을 보상 없이 징발하였다. 1960년에만 약 20억달러에 해당되는 미국 기업인의 자산이 국유화되었다. 그러자 미국은 즉각 쿠바에 대한 제당수입 쿼타를 축소하여 압력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하여 카스트로가 선택한 길은 바로 소련이었다. 미 본토인 플로리다에서 겨우 120마일 떨어진 쿠바의 전략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소련에 대한 쿠바의 접근은 소련으로서도 환영할 만할 일이었다.
1960년 쿠바와 소련은 경제협력조약을 맺고 소련은 쿠바의 설탕을 수입하는 동시에 경제원조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반미주의로 치닫는 카스트로 정책에 열 받은 미국은 1961년 카스트로가 미국의 아바나 주재 외교관의 수를 축소하도록 요청하자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후속 대책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의 CIA가 카스트로의 실각을 위하여 선택한 작전은 Bahia de Chinos(치노스만)에 망명 쿠바군대를 상륙시켜 카스트로에 대한 민중봉기를 일으키도록 계획되었으며 ‘피그스만 작전’이라 명명되었다. 쿠바 망명군 군대는 CIA가 다리 폭파와 라디오 방송국 파괴를 위하여 쿠바에 미리 심어둔 반도들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케네디 대통령 통치 때인 1961년 4월17일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신들의 운명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1,400명의 쿠바 반정부군이 피그스만에 상륙하였다. 피그스만 해안을 찍은 항공사진은 CIA 전문가들에 의해 잘못 판독되었고, 위험한 산호초가 있어 상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쿠바인의 충고는 미국의 기술진에 의하여 무시되었다.
침공의 전초전으로 미국의 B-26 폭격기가 쿠바의 주요 군용비행장을 폭격하였다. 이 폭격으로 인한 희생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카스트로는 쿠바혁명이 시작한 이래 최초로 단호하게 쿠바혁명이 사회주의 혁명임을 선언하였다.
폭격은 어설프게 끝나 공군력은 일부만 파괴되었고 쿠바군 당국의 경계심만 잔뜩 부풀려 놓았으며, 반카스트로 혐의를 받고 있던, 실제적으로 작전 때 우군이 될, 사람들에 대한 탄압만 가중시켰다.
공습의 결과를 확인도 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혹신한 CIA는 카스트로에게 아직도 몇대의 비행기가 남아잇으며 그 중 제트비행기도 2대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비상이 걸린 쿠바공군은 침공에 동원된 배 5척에 기관소사를 퍼부어 그 중 2척은 금방 가라앉았다. 그 배 2척에는 CIA 가 침공병력에게 제공한 물자가 몽땅 실려 있었다. 침공병력과 물자 수송용으로 CIA 가 제공한 배 5척은 물이 새어 동체가 기울어져 가는 썩은 배들이었고 그 배들은 비행기의 공격을 잠시도 견디지 못하고 침몰되어 작전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거기다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엇던 카스트로는 즉각 탱크와 중장비로 무장한 수천명의 병력을 피그스만에다 쏟아 부었다.
침공군은 용감히 맞섯으나 배가 가라앉는 바람에 탄약이 부족했고, 더구나 CIA 가 약속했던 공중엄호를 받을 수 없었다. 케네디 대통령이 작전 재가 때 소련의 개입을 우려하여 미국인은 단 한사람도 침공 작전에 개입하면 안된다고 못을 박았던 것이엇다. 침공군은 해변에 발이 묵여 궤멸 당하고 있엇고, 미 해군 조종사들은 대통령의 명을 어길수 없어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는것을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잇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하며 번호가 지워진 비행기에 죽치고 앉아잇엇으며, 엮시 번호가 지워진 채 해변 가까이 정박해 잇던 미국 선박들에서 엮시 구경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해군 사령관들은 빗발치는 부하들의 질문에 발포하지말라고 명령을 내려야하는 자신들의 처지에 분개하고 잇엇으며 와싱턴에서는 혹시라도 소련이 피그스만 침공에 대응으로 서베를린에 군대를 진입시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있엇다.
그 전투로 쿠바 침공대원 114명이 죽고 나머지 대원 1,189 명은 생포되어 포로로 억류되어 있다가 후일 로버트 케네디가 쿠바측에 식량과 의약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석방되었다. 어찌 하다보니 앨러바마 공군 방위대 소속으로 CIA 에 고용되어 잇던 네명의 미군조종사도 전투중에 사망햇으나 미국정부는 그들의 존재도, 그들이 침공작전에 연관되엇다는 사실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오리발을 내밀엇다.
결국 피그스만 침공은 이틀만에 진압되엇는데 이는 미국이 주도한 중남미 침공이 최초로 실패한 경우로써 쿠바혁명이 올린 역사적 쾌거이며, 이를 계기로 쿠바의 사회주의는 급물살을 타게되며 결국 쿠바미사일 위기를 불러오게된다.

쿠바혁명5 - 쿠바의 미사일 위기
1962년 7월, 피델 카스트로으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소련을 방문한 이후 미사일이 선적되어 쿠바에 설치되고 2만명의 소련군이 쿠바에 주둔함으로써 쿠바의 미사일 위기가 발생하였다.
미국 정찰기가 쿠바에서 소련 미사일 기지를 포착해내자 미국과 소련은 일촉즉발의 전쟁상태로 돌입하였다. 철수하기까지 13일간 미국과 소련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면으로 대립하였다.
같은해 10월, 피그스만 침공에 실패한 케네디는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하여 쿠바 봉쇄령이라는 초강경수를 선택하였으며, 소련의 미사일 기지의 즉각 해체를 요구하였다.
케네디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 해병대 4만명과 관타나모 기지의 5,000명 그리고 육군 10만명이 플로리다에 집결하여 전쟁발발의 위기에 돌입하였다. 전 세계는 3차대전의 여부를 숨죽이고 바라보고 있었으나, 결국 후루시초프가 미국의 강경조치에 굴복하여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함으로써 전쟁의 위기를 모면하였다. 하지만 이면에는 쿠바르르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면 소련도 미사일을 철수하겠다는 물밑 협상이 타결되어 세계는 핵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후 전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고르바초프의 소련이 쿠바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면서 카스트로 정부는 난관에 봉착하세된다. 구 소련및 동구권과의 교역이 총무부의 90%를 차지했던 쿠바에게 사회주의권의 몰락은 연료, 식량, 의류 등 모든 물자의 부족으로 이어졌다. 더구나 소련과의 교역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했던 쿠바의 설탕 수출도 1991년부터 국제시세에 의한 달러화 거래로 변경되었다.
그전까지 국제시세보다 훨씬 더 높은 값으로 쿠바의 설탕을 구매해주던 소련은 이제 더 존재하지 않았고, 그 결과 쿠바의 수입은 이전의 2/3 수준으로 감소되엇다.
경제위기에 직면한 카스트로는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여 개혁을 시작하였고, 1993년부터 국민들의 달러화 소지를 허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맹주인 미국의 경제제재가 계속되고 있어 쿠바의 경제상황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수도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 제한 송전, 생활필수품의 배급량의 감소 등 국민들의 절대적인 희생이 강요되고 있으며, 관광산업을 육성하여 외화 수입을 늘리려 하고 잇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결국 쿠바의 희생을 위하여서는 어쨌든 넘어야할 산은 미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