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순위
|
|
열받은 '짠돌이'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데…. 가령 사촌에 헐값으로 넘긴 땅이 수천만배 올랐다면 어떨까. 아마 화병이 생겨 제명에 눈을 감지 못할 것 같다. 프랑스가 꼭 이런 경우다. 미국이라면 사사건건 할퀴고 물어 뜯어야 직성이 풀리는 나라. 알고 보면 땅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1800년대 초만해도 프랑스는 미 대륙의 한복판에 광활한 땅을 갖고 있었다. 면적은 미 본토의 3분의 1이 넘는다. 이 땅을 팔아 넘긴 건 나폴레옹. 미국은 에이커당 3센트 모두 1500만 달러를 주고 이 땅을 사들였다. 역사에 '루이지애나 매입'(Louisiana Purchase)으로 기록된 대사건이다. 미국은 이 땅을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미네소타 등 12개주로 쪼개 연방에 편입했다. 따지고 보면 프랑스를 딛고 일어선 것이 미국이다. 루이지애나를 사들이니 서부개척의 걸림돌이 없어진 때문이다. 원래 두 나라는 사촌이나 다름없는 사이였다. 뉴욕에 자유의 여신상을 만들어 준 것도 프랑스다. 그러던게 1.2차 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이 수퍼파워로 등장하자 그만 울화가 치민 것이다. "저 땅이 누구 땅인데 땅만 팔아넘기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더이상 사촌이 아닌 미움의 대상으로 바뀌게 됐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쓰나미 전쟁'이란 것도 프랑스의 선제공격으로 촉발됐다. 유엔의 어느 고위관리가 서방세계의 구호가 인색하다며 질타성 발언을 하자 프랑스가 잽싸게 미국을 물고 늘어졌다. 부시가 1500만 달러를 내놓자 프랑스가 보란듯이 5700만 달러를 부른 것. 그리고는 드러내놓고 미국을 '짠돌이'(Stingy)라고 욕을 해댔다. 영국 독일 스페인 등이 뒤를 잇고…. 결국 미국이 3억5000만 달러로 액수를 올리자 일본은 한술 더떠 5억을 내놨다. 마치 도박판의 판돈 올리듯 구호기금 경쟁을 벌이는 추태가 빚어진 것이다. 미국은 정말 짠돌이 일까. 2003년 미국의 해외원조는 160억 달러. 2위인 일본의 거의 두배나 되는 액수다. 하지만 프랑스의 '미국 때리기'는 끝이 없다. 국내총생산액 곧 GDP 기준으로 볼때 미국은 선진국 중 바닥이라는 것이다. 맞는 얘기다. 미국의 대외원조는 고작 GDP의 0.14% 수준이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너그러운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미국인'이다. 프랑스의 말마따나 정부는 인색할지 모르지만 개인은 마음 씀씀이가 풍성하다. 미국인이 세계 각처의 기근이나 재난 구호를 위해 내놓은 성금은 자그만치 350억 달러. 미국은 물론 유럽 전체의 구호 기금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미국인'을 나라로 치면 지구촌 최대의 원조국가가 되는 셈이다. 이래도 미국을 짠돌이라고 불러야 할까. 프랑스의 막무가내식 발언에 진짜 열 받은 건 정부 아닌 미국인들. 열 받은 미국인들이 뭔들 못하랴. 개인과 기업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어 수십억쯤은 금세 모을 것 같다. 프랑스 때문에 성금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니 고맙다고나 해야 할지. 이참에 우리도 열을 한번 팍팍 받아 보자. 좋은 일 하는데 열 받으면 엔돌핀이 펑펑 솟는다. 건강에도 좋지 않은가. 세상은 이제 모두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할 이웃 사촌이다. 사촌이 땅을 사기는커녕 자연재해로 죽어가는데 열을 안 받을 수 있을까. 쌈짓돈.뭉칫돈… 액수가 문제인가. 우리 모두 사랑의 성금을 모아보자. 박용필 논설실장 |
| 
|
장바구니(
보관함(
오늘본상품(
전체상품목록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