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in Tour 한인투어

ㆍ작성자	Hola Amigo
ㆍ작성일	2005-03-10 (목)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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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독립과 아메리카 제국 - 인디오 최후의 절규
인디오 최후의 절규 1

조지프 캠벨의 ‘신화의 세계’를 읽다가 참으로 아름다운 문장을 접하고, 원문 그대로 인용, 몇 회에 걸쳐 독자들에게 소개코자 한다.
원서에 따르면, 이 문장은 1855년 워싱턴에 있는 미국 대통령이, 현 지명인 시애틀의 인디오 추장에게 그들의 땅을 사고 싶다는 제의를 한 서신에 대한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이라 하며, 시애틀이라는 지명은 그 추장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한다.
1855년이면 미-멕시코 전쟁의 결과로, 미국이 멕시코 북부의 땅을 모조리 점유한지 9년이 된 시점이다. 물론 이 인디오 추장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는 멕시코 영토였다.
“워싱턴의 대통령은 우리의 땅을 사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늘이나 땅을 사고 팔 수 있겠습니까? 그런 생각은 우리들에게는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가 공기와 반짝이는 물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어떻게 그런 것들을 돈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이 대지의 어떤 부분도 나의 동족에게는 신성한 것들입니다. 빛나는 솔잎, 금빛 모래가 깔린 바닷가, 깊은 숲 속의 안개, 푸른 초원, 윙윙거리는 곤충들…, 이 모든 것들은 나의 동족의 추억과 경험 속에서 신성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우리 핏줄 속에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듯이, 나무에는 수액이 흐르고 있음을 압니다. 우리는 대지의 일부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입니다. 향기를 풍기는 꽃들은 우리의 자매입니다. 곰, 사슴, 독수리…, 그들은 우리의 형제입니다. 돌산의 꼭대기, 초원의 이슬, 조랑말의 체온 그리고 사람…, 그들은 모두 한가족입니다. 반짝거리며 흐르는 시냇물이나 강물은 그저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의 피입니다. 만약 우리가 당신들에게 이 땅을 팔거든, 당신들은 그것이 신성한 것임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호수의 잔잔한 물에 비치는 희미한 그림자는 나의 동족이 겪었던 사건과 추억을 말해줍니다.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는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음성입니다. 강은 우리의 형제입니다. 강은 우리의 마른 목을 적셔줍니다. 강은 우리의 카누를 옮겨주고, 우리 자식들에게 양식을 줍니다. 그러므로 당신들은 형제를 대하듯이 다정하게 강을 대하여야 합니다.”
“당신들이 이 땅을 건네 받게 되거든, 이 땅의 추억을 마음속에 그대로 보존해 주십시오. 모든 자식들을 위해서 이 땅을 보호하고 사랑해 주십시오. 신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는 것처럼.
우리가 이 땅의 일부인 것처럼, 당신들도 이 땅의 일부입니다. 대지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며, 그것은 당신들에게도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는 한가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신은 오직 한 분만이 계실 뿐이라는 것을. 누구도 인디오니 백인이니 하고 구별할 수 없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는 모두 형제입니다.”

이 문장을 읽고 참으로 가슴을 적시는 감동을 맛보았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을 앞에 둔 인디오 추장의 깊고도 깊은 고뇌가 가슴을 아리게 한다.
이렇게 평화롭게 살던 아메리카의 인디오들은 아메리카 발견 1세기가 지난 후에는 거의 90%가 죽고 겨우 10% 정도만 살아 남았으며, 그나마 중미에서는 동화정책으로 Mestizo로 변신하여 사회의 중하류 계층을 이루었으나, 소수가 거주한 데다 정치집단화가 되어 있지 않았던 북미와 남미의 인디오들은 백인들의 말살정책으로 인하여 멸절할 위기에 처하고 있는 것이다.

잔존해 있는 인디오들의 한탄을 들어보자.
“백인이 이 곳에 들어올 때 우리들은 땅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은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성경을 가지고 있고 그들은 땅을 가지고 있다.”
인디오들은 필요한 물건을 서로 바꾸어 썼으나, 땅은 그냥 자연의 일부였기 때문에 땅을 사고 판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지금은 뉴욕인, 식민 초기의 뉴암스테르담은 이름에서 보듯 네덜란드인들의 정착지였다. 전체 길이가 12마일에 불과한 맨해턴의 섬에 도착한 네덜란드 초기 이주민들은 대표를 뽑아 현지에 거주하던 인디오 추장과 섬 매입 협상을 시작하였다. 사고 판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는 인디오들에게 네덜란드인들은 당시 영국 화폐로 2,400센트(24달러)의 가치에 해당하는 칼, 도끼, 옷, 그릇나부랭이, 구슬 등속을 주고 맨해턴 섬을 그들에게 양도한다는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여 그 섬을 구입하였다. 1664년 해군 1,000명을 태운 영국 프리깃함 4척이 뉴욕항에 입항하였다. 당시 영국과 네덜란드는 식민지 문제로 가끔 전쟁을 하는 사이었으며, 현지 이주민들은 네덜란드의 통치에 반발하던 중이었다. 이주민들이 영국이 제안한 통치 조건에 합의하여 평화적으로 입성한 영국은 이런 사유로 뉴욕을 거저 줍게 된 것이다.